Estevan에서 모텔 메니저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 우연한 기회에 같이 일 하는 형님의 고교 선배를 알게 되었다. 사스케츄완(Saskatchewan) 주, 에스테반(Estevan) 이라는 작은 도시에 모텔을 가지고 있는 사장님 이었다.

그 모텔에 있었던 매니저와 안좋은 일이 있어 헤어지고, 현재의 매니저로 뽑았으나 잘 맞질 않아, 다시 새로운 매니저를 알아 보고 있었고, 새 매니저를 뽑을 때까지만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형님도 도움을 드리라고 말씀 하셔서……. 급하게 아무 준비도 없이 그 사장님과 함께 Estevan으로 가게 되었다.

도착해서 그 당시 매니저 숙소로 쓰고 있는 2베드 콘도에서 매니저와 같이 지내게 되면서, 모텔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개인사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사실, 이 매니저도 여기는 새로 온지 한 두달 밖에 안된 사람 이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 꽤 오랫동안 매니저도 했었고, 또 한때는 모텔도 직접 소유해서 모텔 경영을 잘 아는 사람 이었다. 누구나 그렇듯……., 인생의 여러 스토리가 있었고, 지금은 어떻게 어떻게….., 이 모텔 매니저로 와 있었던 것이다.

사장님은 같이 와서는, 인수인계 잘 받으라는 말만 남기도 바로 벤쿠버로 가고, 난 이 낮선 작은 도시에서 68개의 룸과 수영장, Bar 그리고 레스토랑까지 있는, 작은 도시 치고는 꽤 규모가 있는 모텔의 업무를 인수인계 받게 되었다.

원래는 새 매니저를 뽑으면 난 다시 벤쿠버로 가기로 되어 있었지만, 사장님도 맘에 맞는 매니저를 구하기도 쉽진 않았거니와, 몇 달 만에 와서는 내가 일 하는게 맘에 들었는지 계속 맡아 달라고 하신다. 나 또한 새로 경험하는 모텔, 호텔쪽의 비지니스를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에 그러기로 하고, 와이프와 딸아이를 이쪽으로 이사 할 계획을 세웠다.

난 모텔 매니저를 해 보진 않았지만, 전 매니저에게 모텔 전반에 관한 업무도 자세히 인수인계 받았고, 이곳에서 오래 근무한 직원들의 이야기도 귀 담아 들으며 모텔 비지니스를 알아 가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며……., 프론트 데스크, 하우스 키핑 그리고 Bar까지 이 3 파트를 책임 지고 있는 관리자(Supervisor)들과 어떻게 모텔을 운영 하는 게 좋은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실제 내가 직접 부딪히며 느끼는 또 다른 경험들이 어울어져 나름 모텔의 최선의 경영을 나만의 방식으로 만들어 가고 있을 즈음……., 사장님이 다시 오셨다.

이 모텔은 건물이 오래되어 시설이 매우 낙후되어 있었지만, 그 당시 Estevan은 Saskatchewan주의 Energy 도시로 Activity 가 많은 바쁜 도시였다. 그래서 건물에 컨디션이 그리 썩 좋지 않았어도 장사는 잘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래된 건물에서 매니저를 하면서, 냉난방 시스템 이라든지 상하수도 파이프, 전기, 수영장, Breakfast 룸등 정말 하루도 문제가 안 생기는 날이 없을 정도로 머리가 아팠다. 1년 정도를 경영 하면서 모텔 돌아가는 시스템은 잘 잡아 놓았는데, 이 건물의 하드웨어쪽에 대해서는 전혀 경험이 없어 문제가 생기면 동네의 기술자를 불러 수리하고 또 다른 곳에서 문제가 생기면 거기에 맞는 기술자를 찾는 일이 반복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사장님과도 여러 차례 상의를 하였고….., 이미 오래 전부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사장님도 Renovation의 필요성을 느끼셨다. 그래서 사장님은 벤쿠버에서 나름 실력(?) 있는 공사 경험자들을 뽑아 이쪽으로 보내면, 내가 이 사람들과 공사를 진행 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세우고, Renovation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사장님은 다시 벤쿠버로 가시고, 난 무슨 일부터 진행해야 할지를 알아보고 고민하고 있었다.

제일 먼저 Renovation을 어떻게 할 것 인지에 대해 플랜을 만들어서, 그것을 시청에 보내 허가를 받아야 공사가 진행 될 수 있었다.

그럼 우리가 원하는 대로 플랜을 세우고, 또 도면이 필요한 부분은 그릴 수 있도록 관련 회사를 찾고, 어떻게 할 것인지 건물을 돌아보며 자세한 것들을 상의 할 수 있는 미팅을 잡아야 했다.

건물 규모도 꽤 되었고 오래 되기도 하여, 몇 사람 불러다가 필요한 자재를 구매하여 고치는 그런 대충 하는 일이 아니었다. 경험이 없다 보니 모든 일이 제대로 한번에 되는 일이 없었다. 사장님도 전혀 경험이 없으셨구, 그저 이 오래된 모텔이 시설에 문제 없이 영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벤쿠버에서 공사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뽑아 이쪽으로 보내는 거 외에는 모든일을 내가 알아서 처리를 해야 되는 상황 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모텔은 그와중에 무척 바쁘게 돌아갔고, 모텔에 필요한 사람을 구할 수도 없어서 메니저 일과 주말이면 프론트 데스크 Shift를 커버 해야 했고, 일을 잘 할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하고, 시청을 드나들면서 시청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서류들을 만들어서 허가를 받아야 했다……, OMG

정말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이건 주말도 없이 하루도 쉬지도 못하고 일을 하고 있지만 사장님은 이런 상황 설명에 그저 “사람을 뽑아!, 왜 그런일을 네가 하고 있냐?” 사람을 뽑을 줄 몰라서 그러는게 아닌데……,

매니저를 하는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안좋은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예전 케비넷 공장에서 일 할때의 사장님 생각이 났다. 사람의 말 한마디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 할 수 있는 기회였다. ‘앞으로 살면서 난 그러지 말자.’

당장 그만 두고 싶었지만……., 이미 시작된 일, 어떻하든 일을 잘 마무리 하고 아름답게 이별하고 싶었다. 한가지 좋은점은, 이런 모든 경험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 내몸에 차곡차곡 실력으로 쌓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경험을 하였기에 어떻게 계획을 세우고, 어떤 허가를 받아야 하고, 어떤 공정으로 진행해야 하는지 이제는 휜히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정말 나에게 엄청난 경험이 되었고, 고생을 한 만큼 온전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사전 준비를 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공사를 시작 할 수 있었다.

벤쿠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사장님의 면접을 거쳐 여기 에스테반으로 오게 되었고, 난 그들과 매일 일 하는 것이 마치 전쟁을 치루는 듯 하였다. 책임자급만 해도 1년간 공사를 진행하는 동안 7번 정도가 바뀌었을 정도 였으니……

아침 일찍부터 오늘 할 일들과 필요한 자재를 위한 미팅을 하고, 난 바로 필요한 자재를 구입하여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다시 호텔 일을 보면서 중간 중간 잘 진행 되고 있는지 확인을 하러 다녀야 했고, 하루가 끝날 무렵에는 책임자와 오늘 했던 일들을 점검 하고, 또 마지막으로 이것을 사장님께 보고 해야 하루가 끝나는 것이다.

여기로 오기전 벤쿠버 케비넷 공장의 사장님이 마지막으로 하셨던 말씀이 이제서야 난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이 세상에 사람은 많은데, 같이 일 하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다.”

난 그저 나에 대한 칭찬 정도로만 생각 했었는데…….., 많은 사람들과 같이 부딪히며 일 해 보니, 정말 사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정말 아닌 사람들은 보내고……, 또 사람들이 오고, 이렇게 1년 이라는 시간을 보내며 팀이 갖추어 졌고, 여러가지로 부족하고 100% 내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공사가 마무리가 되어 가고 있었다.

이제 그렇게 만들어졌던 공사팀과도 정이 들었는지, 아쉬운 이별을 하고 나 또한 모텔 사장님께 새로운 매니저를 뽑으라는 말씀을 드렸고…….., 그렇게 난 2년이 넘는 모텔 매니저 생활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구 얼마 되지 않아 사장님이 새로운 매니저와 같이 오셨다. 난 내가 시작할때 받았던 인수인계를 새로 온 매니저에게 자세히 해 주었다. 그리고 그 동안 정 들었던 직원들과도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고 와이프와 딸을 데리고 얼마 되지 않는 짐을 꾸려 이 사스케츄완(Saskatchewan) 주 에스테반(Estevan)에서 매나토바(Manitoba) 주 브렌든(Brandon) 이라는 도시로 떠날 준비를 하였다.

U-Haul 에서 작은 트럭을 빌려 몇가지 쓰던 가구와 주방용품 그리고 옷가지 등을 싣고 몇몇 아는 사람들이 있는 Brandon 으로 세 식구는 트럭에 나란히 앉아 그렇게 또다른 길을 떠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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