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차면 기울듯…….., 세상 모든 일들이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면, 언젠가는 반대편으로 가도록 되어 있나 보다.
이제까지 하지 못했던 많은 종류의 경험을 하면서, 이 지독한 어려움도 서서히 좋은쪽으로 움직여지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나 자신은 조금씩 강해지고 있었고, 이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자신감으로 무장 되고 있었다.
이제는 내사업을 시작해야 겠다.
그동안 전시회를 통해….. 보고, 공부하고, 어떻게 해야겠다고 생각해 논 것들을, 이제 내생각이 맞는지 현실에 부딪혀 보고 싶었다.
뭐 그동안 돈은 좀 벌었지만, 호주에서 살아 가는데 필요한 여건을 만들고, 먹고 살아야 했기에, 그렇게 많은 돈을 모을 수는 없었다. 막상 사업을 시작하려 하니 무엇보다 자금이 부족 했다.
“당연한 걸 뭘 걱정해” ㅋ 없으면 만들어야지…….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돈도 좀 빌려보고, 필요한 제품들을 여러 회사에서 인맥들을 동원해서 가능한 외상으로 가지고 왔다.
전시회에 필요한 테이블과 싸인같은 것은 가지고 다니기 편하도록 직접 만들고, 그동안 전시회를 다니며, 좋은 전시회라 기억 해둔 곳들을 찾아 전화해서 가능한 자리도 미리 계약하고…….
사실 신생 회사라 기존에 규모도 크고, 사람들이 많이 몰려드는 전시회를 참가 할 수 있는게 쉬운일은 아니었다. 이런 전시회들은 자리를 얻으려는 회사들이 항상 대기 하고 있으며, 나 역시도 대기줄에 올려 놓고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당연 하겠지만 사람들이 몰리는 그런 인기있는 전시회 같은 경우, 경쟁력이 있는 큰 회사들은 좋은 조건과 좋은 자리를 받으면서 들어오는 것이고, 우리 같은 영세 회사는 아무리 사정해도 구석의 작은 자리도 얻기가 쉽지 않은게 현실인 것이다.
우선, 할 수 있는 작은 전시회들을 다니면서, 가고 싶은 전시회는 담당자에게 전화를 자주 하여 자리를 얻기 위해 사정을 하고 있었다.
어쩔때는 하도 전화를 하니, 담당자가 처음에는 짜증을 내더니 나중에는 어이가 없는지 웃는다. “또 너냐”……ㅋㅋ 나도 웃었다. “그래 또 나다”……ㅋㅋ “그 동안 누가 캔슬한거 없어?” 아직은 없는데 기다려 보란다……, 그리고 그를 웃게한 노력은 드디어 결실이 되어 돌아온다.
모든 전시회에서 대박을 낼 수는 없었지만, 어느정도 내 생각대로, 충분한 사람만 와 준다면 우리회사 부스가 제일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 중 하나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몇년 동안 많은 전시회를 돌아보며 많은 경험도 했고, 나름 공부도 많이 했으니까……, 같은 조건이라면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이때부터 터득 했던거 같다.
한번은, 시드니에서 열리는 Camping & Caravan Show를 너무 들어 가고 싶었다. 이 전시회는 매년 사람들이 엄청 몰리는 전시회라 들어 가기만 하면 대박 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었다. 내가 사는 시드니에서 열리고, 사무실도 시드니라 시간이 날때마다 전화하고, 또 찾아가고 하면서 담당자를 괴롭혔다…..ㅋ, 이 전시회는 그당시 들어가고 싶은 회사들이 엄청나게 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하든 한번 들어 가기만 하면, 그 다음해에 우선권이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 들어가기가 힘들어서 그렇치, 한번 들어가기 시작하면 그 다음해 부터는 자동 참가 자격이 주워 졌다.
너무나 참가 하고 싶었지만, 우리보다 더 오랜기간 기다린 회사들도 많이 있었기에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드디어 내일부터 열리는 이 전시회를 올해는 안 되더라도 내년을 위해서, 마지막으로 담당자를 찾아갔다.
담당자는 나를 보자마자 얼굴을 돌리고, 모른척 ㅋ…. 열심히? 하던 일을 하고 있었다. 가끔씩 다른 동료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당연히 내일이 오픈인데 바쁘겠지.”…. 난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그의 시선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일을 하면서 계속 신경이 쓰이는지 나를 힐끔 거리는 것을 난 알고 있었다. ‘당연히 신경 쓰이겠지’ …….내가 왜이러는지 잘 알테니까……ㅋㅋ 한 2시간쯤 한마디 말도 없이 기다렸다……. 나를 부른다. “따라와” 난 그를 바로 따라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
그가 나를 데리고 간 곳은 내일부터 전시회가 열리는 전시장 이었다. “지금부터 여기를 다 뒤져보구 빈자리가 있으면 나한테 다시와서 얘기해” 그러더니 그냥 가버린다. “야호~~ 반은 성공이다” ㅎㅎ 진짜 얼마나 내가 지겨웠으면…… 나는 신나서 그 넓은 전시장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담당자가 그렇게 얘기 하고 간데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난 전시장을 정말 이 잡듯이 뒤지고 나서야 알 수가 있었다. 그렇게 대기 회사들이 많은데 주최자 입장에서도 당연히 한자리라도 더 만들려는 노력을 했을 것은 안 봐도 뻔한 일이었다.
그렇게 몇시간을 뒤져도 않나오는 자리를 찾기 위해, 나는 돌고 또 돌고 있었다. 마침내 힘도 빠지고, 자리가 없는것을 담당자에게 뭐라 할 것인가? 그걸 담당자도 알기에, 나에게 직접 보여 주려 한 것이다.
화장실이나 들렸다가, 그래도 나의 노력을 생각해준 담당자에게 고맙다는 말은 하고, 이제 진짜 올해는 포기하고 가려고 화장실을 찾아 갔는데 ……. “OMG”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 들어가는 문 사이에 약 4~5 미터의 공간이 내눈에 들어오는게 아닌가……난 뛸듯이 기뻤다. 당장 담당자에게 뛰어갔다. 몇시간 동안 내가 오지 않으니 이미 간줄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밝은 표정으로 뛰어오자, 담당자는 당황해 했다. 난 “찾았어” 했더니 날 미친놈 보듯이 한참을 쳐다 보더니 한번 가보잔다…..ㅋㅋ
당연히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자리인데, 있다고 하니 그 담당자도 무척이나 궁금해 하면서 나를 따라 왔다. 난 화장실 앞에 와서 여자 화장실문과 남자 화장실문 사이의 공간을 보여 주었다. 담당자는 나를 너무 한심하게 처다보며 “여기는 부스를 만들 수가 없는 장소야” 그렇게 말하는 그를 난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 2개의 문 사이에 한 5미터 정도 여유가 있으니…. 한 3 x 3미터 정도 안에서만 쓴다면 사람들이 화장실을 다니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을 거라 그리고 전시회를 보러 온 사람들도 화장실을 가면서도 제품을 한가지라도 더 본다면 좋을거라고 난 침을 튀기면서 담당자에게 설득에 설득을 하고 또 했다.
한참동안 내말을 듣던 그 담당자는….. 포기한듯 내가 너한테 졌다는 얼굴로 한마디 하는 것이다.
“You won” 네가 이겼다 라고 하는게 아닌가…….와우 드디어…… 너무 기뻐서 난 소리를 질렀다…..YES!!!
단 오늘 안으로 set up을 다 해 놓으란다. 당연하지, 내일 부터 시작인데….. 그리고 어떻게 얻는 자리 인데…ㅋ 난 고맙다는 말을 여러번 하고, 준비를 위해 그 자리를 떠났다.
전시회 전날이라 주최하는 회사나, 전시 할려는 회사들까지 늦게까지 바쁘게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도 어떻게 시간이 간지도 모르게, 열심히 내일부터 시작하는 전시회 set up을 다 마치고 나니, 어느새 밤 11시가 다 되었다. 드디어 내일….,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 오른다.
오늘밤은 잠이 올것 같지가 않았다……
솔직히 화장실쪽에 있는 자리라 좀 외지긴 했다. 다른 전시자들과도 거리감도 있었고….., 혹시 잘 않되더라도, 일단 들이 밀었으니 내년에는 안쪽에 좀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으리란 기대감으로 올해는 참가에 의미를 두자고…… 그렇게 난 내일을 기대하며 잠을 청하고 있었다.
역시나 잠이 오질 않았다. 잤는지 안 잤는지……ㅋ 아침이다.
드디어 시작된 전시회……
어찌 되었을까?
정말 첫날부터 “대박”……. 얼마나 바쁜지 점심을 먹을 여유는 고사하고, 바로 옆에 있는 화장실을 갈 수가 없었다.
전시회가 크면, 사람들이 잘 다니는 동선이 있다. 사람들이 몰려서 지나 다니는데 안오는 곳은 이상하게 안 온다. 그러기에 부스가 너무 않좋은 자리에 있으면 사람들이 한번도 않오거나, 부스가 너무 한가하면 사람들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것이다. 부스가 사람이 좀 모여 있어야, 사람들이 기웃거리며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몰려 있는곳이 늘 궁금한 법이니까……..ㅋ 그게 군중 심리인 것이다. 우리가 식당을 가더라도 북적이는 곳에 가서 줄을 설 망정, 식사시간 인데도 사람이 하나 없는 식당은 왠지 들어 가기가 싫다.
전시회에 들어와 몇시간씩 구경하고 다니다 보면, 한반쯤 꼭 가야 하는곳이 있다. 바로 그곳…….. ‘화장실.’ 생리현상을 참을 수는 없는 것이다. 들어 가면서 우리 부스를 보고, 볼일을 보고 또 한결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화장실을 나오면서 우리 제품들을 보며 관심을 가지고, 설명도 듣고, 질문도 하고…….. 사람들이 항상 모여 있고, 사람들이 북적이니, 또 사람들이 모이고, 계속해서 화장실 가고 싶은 사람들은 오고…….ㅎㅎ
별로 않좋다고 생각했던 자리가 사실은 대박 자리였던 것이다. 아무리 많은 전시회를 다닌다 해도 이런자리는 구할 수가 없다. 이자리는 정말, 전시회에 들어온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은 반드시 올 수 밖에 없는 그런 명당 이었던 것이다.
내가 그 많은 전시회를 다니며, 그래도 우리 부스는 항상 바쁜쪽에 들었지만, 그렇게 전시회 기간 내내, 거의 모든 시간동안 바쁜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세상에는 어려운 일이 많이 있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불가능 하다고 생각하고 미리부터 머리에서 포기 하는 것이다. 안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고, 된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Just do it.” 나이키의 슬로건 이다. 난 참 이말이 좋다.
지금 무언가 원하는 것이 있는가? 그럼 그냥 시작해 보라.
해 보면 알게 된다.